교구소개

2007년 성탄 메시지
  • 작성일2020/03/1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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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성탄 메시지]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다.”
(요한1,9)
 
 
친애하는 교우 여러분!
아기 예수님 탄생의 기쁨과 축복이 여러분 가정에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우리는 그동안 복된 대림절을 보내고 말씀이신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기쁘고 거룩한 성탄을 맞고 있습니다. 그 분은 말씀에서 육화되시어 한 인간으로 우리에게 오신 것입니다. 그 분은 말씀에서 육화되시어 한 인간으로 우리에게 오신 것입니다. 이 어두운 세상을 비추시며 우리를 죽음과 죄에서 구원하시기 위해서 비천한 사람의 모습, 그것도 나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외양간 구유 위에 오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당신 자신을 비우시고 사도 바오로의 말씀대로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우리들과 같이 되셨습니다.”(필리 2,7)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빛이 세상에 왔지만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고 성경은 설명하고 있습니다(요한 1,9). 주님의 성탄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이 아니라 베틀레헴 들판에서 양떼를 지키며 밤을 지새던 목동만이 알아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조용히 세상에 오셨지만 우리 구원의 역사에서 주님의 성탄은 중요하고도 은혜로운 사건이었습니다.
 
 
연약한 아기로 오신 주님은 약한 것 같아도 어떠한 죽음과 죄악도 이길 수 있으신 구세주이셨습니다. 어둠이 아무리 상하다 하더라도 빛 앞에서는 그 세력이 약하게 되고 종래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우리는 믿고 있습니다. 세상의 그릇된 가치관이 우리를 엎을 것 같지만 빛으로 오신 주님께서는 이 어둠의 세력을 물리치시고 모든 것을 바르게 증명해 주실 것이라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며 믿음입니다.
 
 
지금 우리는 대선을 치루는 지난 1년 동안 민심이 여러 갈래로 갈라지고 미움의 상처들이 참으로 깊다는 사실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유가 파동의 여파와 물가의 폭등, 사교육비의 증가 등으로 서민들의 삶은 시름에 잠겨있는 현실에 살고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일어난 원유 유출사고는 수많은 어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청정지역의 생태계마저 파괴하여 우리 모두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일들이 윤리 도덕적으로 타락한 사회 안에서 극단적 이기주의와 물질 만능주의, 인간 생명에 대한 존엄성 상실, 책임감 부재 등이 만연되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모든 것이 누구의 잘못으로 탓하기 보다는 서로가 노력하고 격려하여 빠른 시간 내에 치유될 수 있도록 반목과 미움, 분열의 아픔에서 용서와 관용을 베풀고 서로를 감싸주는 사랑의 마음으로 진정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 해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는 우리” 라는 사목 목표를 잘 실천했는지 짚어보며 특히 탈북하여 이웃이 된 “새터민” 의 고통을 함께 해야 하겠습니다.
아울려 북핵문제가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 구축에 좋은 바탕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소외된 이웃,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 그리고 태안지역의 피해 주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도록 빛으로 오신 아기 예수님의 사랑이 아픔과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주시기를 청하며 구유 앞에 우리 모두 나아가 주님께 경배하며 이 땅위의 평화를 위해 간구해야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 모두 일치하여 오염된 우리의 환경을 되살리고 자연을 아름답게 가꾸면서 주님의 사랑과 희망과 함께 아기예수님의 평화를 이 땅 위에 꽃 피우도록 합시다.

 
 
2007년 예수 성탄 대축일에
천주교 원주교구장 주교 김 지 석 야고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