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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 교황 성하의 젊은이들에게 보낸 서한
  • 작성일2017/02/0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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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5차 정기 총회 예비 문서 발표에 즈음하여
 젊은이들에게 보낸 서한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저는 2018년 10월에 ‘젊은이, 신앙과 성소 식별’을 주제로 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5차 정기 총회]의 개최를 발표하게 되어 기쁩니다. 저는 여러분을 소중히 여기고 있기에 관심의 중심으로 삼고자 하였습니다. 오늘 발표된 「예비 문서」가 이 시노드 여정에서 여러분에게도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 줄 땅으로 가거라.”(창세 12,1)라고 하셨던 말씀이 저의 마음에 다가옵니다. 이 말씀은 지금 여러분에게도 해당됩니다. 이는 한 분이신 하느님 아버지의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이 밖으로 나아가 미지의 미래를 향하여 떠날 것을 권유하십니다. 그 미래는 실현이 확실히 보장되는 것으로 하느님께서 몸소 여러분을 동행하여 주십니다. 저는 여러분이 성령의 숨결로써 여러분 마음 안에서 울려 퍼지는 하느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권유합니다.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신 “가거라.”라는 말씀은 무슨 뜻입니까? 아브라함이 자신의 가족이나 세상으로부터 도피해야 한다는 뜻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운 땅으로 가라는 강력한 초대, 하나의 소명을 받은 것입니다. 이 새로운 땅이 더 정의롭고 형제애가 더욱 넘치는 세상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여러분이 간절히 바라며 땅끝까지 이룩하고자 하는 그 세상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날 “가거라.”라는 말씀에는 또 다른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곧, 권력 남용, 불의, 전쟁에서 벗어나라는 것입니다. 젊은이 여러분 가운데 많은 이가 폭력의 위협에 노출되어 조국을 떠나라는 강요를 받습니다. 파라오에게 억압당하던 이스라엘 노예들의 울부짖음처럼 이들의 울부짖음이 하느님께 올라갑니다(탈출 2,23 참조).

저는 제자들이 예수님께 “라삐,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요한 1,38)하고 여쭈었을 때 예수님께서 “와서 보아라.”(요한 1,39) 하고 대답하신 말씀을 여러분에게 상기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여러분을 바라보시며 당신과 함께 가자고 초대하십니다. 젊은이 여러분, 이러한 눈길을 느낍니까? 이러한 목소리를 듣습니까? 길을 나서라는 이러한 재촉을 받습니까? 저는 확신합니다. 비록 소음과 혼돈이 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여도 이러한 부르심은 여전히 여러분의 마음을 울려 여러분이 온전한 기쁨에 마음을 열도록 할 것입니다. 이는 여러분이 경험 있는 전문가들의 지도를 받아서라도, 하느님께서 여러분 삶을 위하여 마련하신 계획을 찾는 식별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을 때에 가능합니다. 그 여정이 불확실하여 여러분이 넘어지게 되어도 자비로 넘치시는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팔을 뻗어 여러분을 다시 일으켜 세워 주실 것입니다.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열렸던 지난 세계청년대회 개막 때에 저는 여러분에게 “세상이 바뀔까요?”라고 여러 차례 물었습니다. 그러자 여러분이 함께 “네!”라고 힘차게 외쳤습니다. 이러한 외침은 여러분의 젊은이다운 마음, 곧 불의를 참지 못하고 버리는 문화에 굴복하지 않으며 무관심의 세계화를 따르지 않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내면에서 솟구치는 이러한 외침에 귀 기울이십시오! 예레미야 예언자처럼 여러분이 나이가 어려 미숙함을 의식할 때조차도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에게 당신께서 보내시는 곳으로 가라고 권유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너를 구해 주리라”(예레 1,8). 

여러분의 노력과 변화의 의지와 관대함으로 더 나은 세상이 건설될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담대한 선택을 재촉하시는 성령께 귀 기울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양심이 여러분에게 주님을 따르기 위하여 위험을 감수하라고 재촉할 때에 주저하지 마십시오. 교회 또한 여러분의 목소리, 정서, 신앙, 심지어 여러분의 회의와 비판에도 귀 기울이고 싶습니다. 소리 내어 외치십시오. 여러분이 외치는 소리가 공동체에 울려 퍼지고 여러분의 목자들에게까지 이르도록 하십시오. 베네딕토 성인은 수도원장들에게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젊은 수도승들과도 논의하라고 권유하였습니다. “주님께서는 때때로 더 나은 것을 젊은이들에게 보여주시기 때문입니다”(「규칙서」[Regula Benedicti], 제3장 3항).

이리하여 형제 주교님들과 제가 이번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여정을 통하여 더 열심히 “여러분의 기쁨을 위하여 여러분과 함께 일하게”(2코린 1,24 참조)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여러분과 같이 젊으시고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바라보신 나자렛의 성모님께 여러분을 맡겨드립니다. 성모님께서 여러분의 손을 잡아 이끌어 주시어 여러분이 하느님의 부르심에 기꺼이 저 여기 있습니다라고 응답하는 기쁨을 온전히 누리도록 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참조).

아버지의 사랑을 담아

바티칸에서
2017년 1월 13일

프란치스코 

<원문 Letter of His Holiness Pope Francis to Young People on the Occasion of the Presentation of the Preparatory Document of the 15th Ordinary General Assembly of the Synod of Bishops, 2017.1.13., 독일어와 이탈리어 판도 참조.>

영어:
http://w2.vatican.va/content/francesco/en/letters/2017/documents/papa-francesco_20170113_lettera-giovani-doc-sinodo.html

독일어:
http://w2.vatican.va/content/francesco/de/letters/2017/documents/papa-francesco_20170113_lettera-giovani-doc-sinodo.html

이탈리아어:
http://w2.vatican.va/content/francesco/it/letters/2017/documents/papa-francesco_20170113_lettera-giovani-doc-sinodo.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