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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론성지 가보니... 신자들이 왜 여기 숨었는지 알겠네
  • 작성일2022/10/11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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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영 백서 사건, 최초의 천주교 신학교 성 요셉 신학당, 땀의 순교자 최양업 신부


제천 시내 외곽에서 제천천을 따라 지나가는 5번 국도를 타고 원주방향으로 가다 보면 왼편으로 천주교 성지로 가는 길이 보인다. 이름은 배론성지. '배론'은 마을 계곡이 '배 밑바닥을 닮았다'고 해서 유래한 이름이다. 오늘날 천주교 원주교구 성지와 피정시설인데, 사제·부제 서품식과 순교자 현양대회와 같은 교구 행사도 이뤄진다.

성지의 역사도 200년이 넘었다. 원래는 신유박해를 피해 들어온 교우들이 모여 형성된 마을이었는데, 황사영이 백서(帛書)를 썼던 토굴, 최초 신학교인 성 요셉 신학당과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사제가 된 최양업 신부의 묘가 있다. 신유박해부터 병인박해 이전 시기까지 한국 천주교의 개척과 수난사를 잘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이전에는 천주교인들의 피난처이자 교우촌이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배론성지로 가보자.

황사영 백서 사건과 성 요셉 신학당

배론성지는 제천 봉양읍 구학리에 있다. 중앙고속도로 제천 나들목에서 38번 충주방향으로 나가 봉양읍에서 원주로 가는 5번 국도를 타자. 왼편에 있는 제천천을 따라 옛 구학역을 지나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현판을 따라 좌회전하면 배론성지에 도착한다.

배 밑바닥을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배론성지. 성지 주변을 보니 말 그대로 첩첩산중이다. 왜 초기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이곳으로 피신했는지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피신을 했더라도 혹시나 천주교를 탄압하기 위해 관군들이 들이닥칠까 봐 안절부절못했던 옛 신자들이 떠오른다.

성지에 들어서니 피정 시설답게 중앙에 연못이 하나 보인다. 연못 위로는 전통건물인 성 요셉 성당과 성당 뒤로 탑이 하나 있는데, 탑에는 '황사영 순교현양탑'이라는 문구와 두 손을 하늘로 올린 옛 전통 옷을 입은 청동상이 있다. 황사영이라. 그렇다. 조선 후기 역사를 깊게 들어가면 순조 원년(1801) 때 일어난 신유박해가 있었는데, 그중 '황사영 백서 사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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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