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소개

2003년 부활 메시지
  • 작성일2020/03/12 13:33
  • 조회 157
[2003 부활절 메시지]
 
 
이 세상을 비추는 주님의 증인
 
 
 
 
친애하는 신자 여러분!
 
 
우리는 또 다시 우리 주님의 부활 대축일을 맞이하였습니다.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주님 부활의 이 기쁨이 여러분 가정에 가득하기를 빕니다. 이 부활의 의미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에 있어서도 커다란 의미를 주고 있습니다.
 
 
그 동안 우리는 사순절을 통해 주님의 수난과 죽음에 참여하면서 슬픔과 고통에도 함께 했습니다. 부활이 있기 전에 주님의 죽음이 있었다는 것은 우리 신앙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고통보다는 기쁨을, 노력보다는 더 큰 결실을 기대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께서는 인간이 겪는 수난의 고통을 아버지 하느님께 순명하면서 받아들이셨습니다. 주님께서는 게쎄마니에서 하느님의 아들이시지만 인간의 한계에서 피땀을 흘리시며 극도의 고통과 함께 기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뜻대로 쓴잔을 받아들이시고 스스로 수난과 죽음의 길로 나가신 것입니다.
 
 
복음사가들은 주님의 부활 사건을 중요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태오 복음사가는 예수님의 부활을 웅장하게 표현합니다. 갑자기 지진이 일어나면서 하늘에서 주님의 천사가 내려와 무덤을 막았던 돌을 굴려 내고 그 위에 있었다고 표현합니다. 그 무덤은 대사제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빌라도에게 특별히 청해서 경비병들을 배치시킨 것입니다. 그러나 무덤을 지키던 경비병들은 무덤 앞에 나타난 천사들의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려 떨기도 하고 심지어는 까무러치기도 했습니다. 경비병들은 성안에 들어가 그 동안의 일들을 대사제들에게 낱낱이 보고하였습니다. 대사제들과 원로들은 부활의 사실에 놀라면서도 전혀 다른 사건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 종교지도자들은 경비병들을 매수해서 부활사건을 제자들이 예수님의 시체를 훔쳐간 조작극으로 만들어 버렸던 것입니다. 이 사실은 어이없는 일이지만 세상은 필요에 따라 거짓을 진실인양 바꾸려 한다는 것을 체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활 사건은 세상의 어떤 것으로도 또 어떤 거짓으로도 바꾸지 못했습니다. 제자들이 어수룩하고 스승을 잃은 슬픔에 쌓였다해도 그 제자들을 통해서 또 공동체를 통해서 예수님의 놀랍고 기쁜 소식은 세기와 세기를 통하여 전해지고 있습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통해서 오늘 우리에게까지 이 놀라운 소식이 전해진 것입니다.
 
 
우리는 그 동안 가슴 아픈 사건을 겪고 있습니다. 하나는 대구 지하철 참사사건이며 또 하나는 이라크 전쟁입니다. 한 사람의 의도가 죄 없는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갔습니다. 이 사실도 슬프지만, 이 사실을 축소하고 조작하려는 지하철 지휘 체제가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시신의 일부를 쓰레기처럼 취급하려고 했던 사실이 유가족들 의 슬픔을 더 크게 만들었고 실망 또한 컸습니다. 이 사회는 점점 책임성이 상실되어 간다고 합니다. 오늘날 정치, 사회, 경제에서도 도덕성과 진실보다는 당장 펼쳐지는 이익에 편승되는 현상을 보게되는 것 또한 가슴 아픈 일입니다. 그리고 또 우리에게 큰 분노를 갖게 하는 것은 이라크의 전쟁입니다. 그러나 전 세계의 양심 있는 사람들은 명분 없는 이 전쟁에 대해 반전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의 석유 점유권의 이익을 차지하기 위해 약소국가를 적국으로 만들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아군은 희생되지 말아야 하고 적국의 무죄한 이들의 피는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가 이 전쟁을 주도하는 이유가 됩니다. 유엔의 결의도 무시한 채 강대국은 먼저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때문에 앞으로 국제 윤리는 어떻게 될 지 걱정이 됩니다. 이러한 현상에서 양심 있는 사람들,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강대국의 횡포에 반기를 든 것입니다.
 
 
세상은 많이 변하고 진실보다는 허위가 득세한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기지 못하듯 십자가의 죽음이 주님의 부활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제자들은 주님의 죽음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주님의 부활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 죽음과 부활을 한번도 아닌 세 번씩이나 수난을 겪으시기 전에 이미 예고하셨는데도 제자들이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사실은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세상을 비추는 주님의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금년이 "좋은 이웃 되어주기"의 해로 우리 스스로가 이웃과의 좋은 관계가 되어 주님의 부활의 기쁨을 심어야 하겠습니다. 불신과 이기가 팽배해지고 있는 오늘날 우리는 서로 믿을 수 있고 희망을 줄 수 있는 이웃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주님의 제자들이 주님 부활의 증인이 되어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전하였듯이, 이제 우리가 이 세상에서 주님 부활의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주위에서 소외된 사람들, 고통받는 사람들, 이번 대구 지하철 참사로 실망에 빠져 있는 사람들, 멀리 있지만 전쟁의 공포와 고통 속에 있는 이라크 사람들을 위해서 한 형제로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힘의 논리로 불의가 자행되는 현실 속에서 우리 주님의 부활의 참다운 의미가 실의와 허탈에 젖어 있는 그들에게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기도와 함께 작은 것이라도 함께 나누며 좋은 이웃으로 다가가도록 합시다.
 
 
주님의 부활 대축일의 기쁨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며,

 
 
 
 
천주교 원주교구 교구장 김 지석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