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소개

2004년 성탄 메시지
  • 작성일2020/03/1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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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성탄 메시지]

아기 예수님과 가정
 
 
 
우리는 그동안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시기를 마치고 주님의 성탄 대축일을 맞이하였습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의 기쁨을 함께 나누며 여러분 각 가정에 주님의 평화가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메시아의 탄생을 모르고 있었지만 양을 치던 목동들은 아기 예수님을 만나 뵐 수가 있었습니다. 베틀레헴 부근의 들판에서 밤을 지새우던 목동들에게 하느님의 천사가 나타나 주님의 탄생의 기쁜 소식을 전해 줍니다. 주님 영광의 빛이 그들에게 비추었을 때 목동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그러한 광경을 이제까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두려움과 함께 겁에 질렸던 것입니다. 천사는 그러한 그들을 안심시키며 놀라운 소식을 전해 줍니다. "오늘 밤 너희의 구세주께서 다윗의 고을에 나셨다. 그분은 바로 주님이신 그리스도이시다."
 
 
천사들이 일러준 대로 목동들은 베틀레헴으로 달려 가보았더니 아기가 구유에 누어있었습니다. 외양간에서 나신 아기 예수님은 겉보기에 초라한 모습일 수도 있었지만 부모와 함께 하는 참 평화의 모습이십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지만, 평범하면서도 가난한 한 가정에서 태어나심으로서 우리에게 가정의 소중함을 알려 주십니다. 우리 교회는 가정이 '작은 교회'라고 가르쳐 왔고, 이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도 2004년도 '가정의 해'를 맞아 발표하셨던 '가정교서'에서 현대사회의 가장 중요한 기초는 가정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한 해를 뒤돌아보면 정치와 경제 사회적으로 급변하는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는 불안과 혼란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희망을 간직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이것을 인간사회에서만 본다면 불가능할 것입니다. 다만 하느님과 함께 하는 관계에서만이 참다운 희망의 의미가 회복될 수 있습니다. 우리 신앙인은 하느님의 대변자였던 천사들이 목동들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던 사실을 간직해야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 안에서 희망을 심으며 이웃에게 하느님의 참다운 기쁨과 사랑을 전해야 하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현실 앞에서 무기력하고 푸념 섞인 부정의 소리가 아닌 하느님 안에서만 가능할 수 있는 용기와 창조의 삶을 가꾸어야 할 때입니다. 주님의 성탄은 가난과 부끄러움으로 일그러진 모습이 아닌 참다운 겸손과 평화의 모습을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심어 주십니다. 우리도 이러한 주님의 탄생신비로 한국 평신도를 중심으로 하는 '아름다운 가정'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운동에 동참해야 하겠습니다.
 
 
이 모든 것은 주님께서도 당부 하셨던 것처럼 기도를 통해야만 가능합니다. 교구 설립 40주년을 맞아 2005년 새해의 사목실천 지침에서도 밝혔듯이 가정기도와 매일 성서 읽기의 구체적인 운동을 각자 가정 안에서 펴나가야 하겠습니다. 바쁘게 살아야 하는 우리의 현실에서 매일 가족이 모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니 적어도 매월 하루 가정의 날을 정해서 함께 기도하고 함께 할 수 있기 위해서 그 날 만큼은 텔레비전 시청 시간과 각자의 일도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건강한 가정이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라는 말이 있듯이 각자의 가정에서부터 기도의 시간을 가지며 서로 대화할 수 있을 때 소박한 사랑과 희망의 가정이 되고 이를 초석으로 우리 사회는 밝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따듯하고 소중한 보금자리인 가정을 통하여 부모와 자녀들은 더욱 깊은 신앙으로 세상의 그릇된 가치관과 여러 힘든 문제들을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을 모르는 사람들이 우리 성가정(聖家庭)을 바라보며 하느님을 찬미하게 합시다.
 
 
다시 한번 주님 성탄 대축일의 기쁨을 신자 여러분과 나누며 아기 예수님의 평화가 여러분 모든 가정에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2004년 12월
천주교원주교장 주교 김지석 야고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