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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부활 메시지
  • 작성일2020/03/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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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부활 메시지]



죽음으로부터 부활하신 주님
  
 "하느님께서 그분을 사흘 만에 일으키시어
사람들에게 나타나게 하셨습니다."(사도 10.40)
 
 

친애하는 신자 여러분, 주님 부활의 기쁨과 은총이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우리는 그동안 주님 수난, 고통과 죽음에 함께 참여하는 사순시기를 보내고 기쁜 주님의 부활을 맞게 되었습니다.
 
 
부활의 기쁨을 맞이하며 그 시작으로 부활성야의 '빛의 예식'에 함께 참여했습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부활하신 그 거룩한 밤에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의 파라오의 종살이에서 해방된 것을 의미하는 파스카의 축제와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주님을 통한 구원의 신비에 함께 참여했습니다. 어둠의 세력이 아무리 크다 하여도 한 줄기의 빛이 어둠을 몰아내듯 그리스도의 부활은 죄로 얼룩진 이 세상의 어둠을 밝혀줍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과 맺으신 계약의 실현이며 신약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내려주시는 영원한 생명의 증거입니다. 주님의 부활로 세상의 어둠과 죽음은 사라지고 영원한 빛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주님의 부활을 제자들이 처음부터 잘 이해하고 받아들인 것은 아닙니다. 복음은 이 사실을 솔직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제자들은 주님의 빈 무덤을 확인했을 뿐 예수님의 부활을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후에 사도 베드로는 부활하신 주님을 뵙고 나서 확고한 믿음을 가질 수 있게 되었으며 용기를 갖고 사람들에게 주님 부활에 대해 증언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분께서 유다 지방과 예루살렘에서 하신 모든 일의 증인입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나무에 매달아 죽였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사흘만에 일으키시어 사람들에게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사도 10,39-40). 사도 바오로께서도 주님 부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주님을 믿는 이들은 이미 주님과 함께 십자가에 죽었고 주님께서 부활하실 때에는 부활의 영광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의 부활체험과 함께 우리에게 전해주는 이러한 말씀을 통해 우리 자신도 주님께 대한 큰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자신도 언젠가는 육신의 죽음 후에 주님과 함께 부활하리라는 믿음을 간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고통과 불안으로 몰아넣는 죄와 죽음으로부터 구원되리라는 기쁜 소식을 간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확실히 주님의 부활은 당신께서 육신의 죽음을 이기시고 다시 살아나셨다는 실제적인 역사적 사실이면서도 동시에 우리가 죽음과 죄로부터 구원되리라는 확실한 보증도 되는 것입니다.
 
 
한국 천주교 춘계 주교회의에서 2007년 3월 15일에 우리나라의 생명문화와 관련하여 성명서 '생명 문화를 향하여!'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일부 잘못된 정부정책에 대한 결과로 우리사회의 생명 경시 풍조와 반생명 문화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우리교회의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그릇된 산아제한 정책을 해왔고 낙태를 부추기는 '모자보건법',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통해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 합법화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교회는 난치병 환자를 위한 조혈모세포 기증 운동과 연구 및 치료 활동을 벌여 오면서 성체줄기세포 등의 활용을 촉구하며 시험관 아기를 통한 인공 수정과 출산이 비윤리적임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부부사랑과 일치의 결실로 태어나는 하느님의 소중한 선물인 출산을 부정하는 행위가 되기 때문입니다. 인공 출산은 한 두 개의 배아를 얻기 위해 나머지 배아를 폐기해 버리는 행위로 분명 반윤리적인 행위라 하겠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은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는 자살과 낙태를 부추기고 저 출산 문제의 주된 원인일뿐더러 국민의 도덕적 양심을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하고 죽음의 문화로 나가게 해줍니다. 결국 인간의 생명과 가정의 존엄성이 경시되는 사회는 병들고 진보와 발전에서 멀어지고 세계경쟁에서 뒤지는 나라를 만들 것입니다.
 
 
어둠과 죽음을 이기신 우리 주님 부활의 영광이 모든 가정과 본당 공동체, 교구에서 꽃피며 생명의 문화로 이어지도록 합시다. 죽음과 죄로부터 우리에게 생명과 구원을 베풀어주신 주님의 사랑이 극대의 이기와 배타주의로 끊겨진 이웃과의 관계에서 용서와 화해의 길로 나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서로를 위하고 또한 하느님의 선물인 자연과도 조화를 이루어 우리의 소중한 이 땅에서 하느님의 풍성한 은총이 결실을 맺고 아름답고 소중한 사랑의 공동체가 이루어지도록 함께 힘을 모읍시다.

 
 
 
 
 
 
2007년 4월 8일 주님 부활 대축일에
주교 원주교구장 주교 김 지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