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소개

2016년 교구장 성탄메시지
  • 작성일2020/03/1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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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미 예수님,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들에게 하느님의 자비와 평화를 빕니다. 

우리는 대림시기에 성가 91번 ‘구세주 빨리 오사’를 노래하며, 어둠을 빨리 밝혀주기를 청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하여 대통령 탄핵 건으로 혼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불렀습니다. 

참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한 우리나라입니다. 

높은 자살율과 이혼율, 낮은 출산율로 우리나라의 앞날이 불투명합니다. 

그리고 이기심과 시기심으로 분열되고 쪼개져 있습니다. 

남과 북으로, 동과 서로, 호남과 영남으로, 도시와 지방으로, 당과 당으로 사분오열되어 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종교 어느 한구석 어둡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빛이 절실한 깊은 밤입니다. 

 

이스라엘은 아주 오랫동안 메시아를 기다려왔습니다. 

메시아란 그리스어로 ‘그리스도’로 번역되고, 우리말 뜻으로는 ‘기름발리운 자’입니다. 

이스라엘에서는 바로 예언자, 사제 그리고 왕에게 기름을 발랐습니다. 

그러므로 메시아는 바로 백성을 구원해줄 왕다운 왕으로 이해했습니다. 

이스라엘에는 남쪽 유다, 북쪽 이스라엘 왕국으로 나누어져 많은 왕들이 있었습니다만, 백성을 위한 왕다운 왕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하느님을 두려워할 줄 알고, 아래로는 하느님의 백성을 굽어 살필줄 아는 왕으로서 메시아를 희망하였습니다. 

 

그리스도 신앙인들은 이사야 예언자의 ‘주님의 종’의 노래에서, 십자가의 수난을 겪으신 나자렛 예수님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그는 우리의 병고를 메고 갔으며 우리의 고통을 짊어졌다. (...) 그러나 그가 찔린 것은 우리의 악행 때문이고,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 우리의 평화를 위하여 그가 징벌을 받았고, 그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다. (...) 그는 자신을 속죄 제물로 내 놓으면 그는 후손을 보며 오래 살고, 그를 통하여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리라”(이사 53, 4-10). 

 

더욱이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도 알다시피 다른 민족들의 통치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린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태 20, 25-28). 

 

또 말씀하셨습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 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루카 4, 18-19).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님의 성탄에서 메시아의 탄생을 봅니다. 

우리의 죄 때문에 고통을 짊어지고, 자신을 속죄 제물로 내 놓기 위해 오신 예수님의 성탄은 메시아의 탄생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성탄은 하느님이 사람을 사랑하셔서 사람이 되신 사건입니다. 

섬기기 위해서 가장 낮은 자로 오신 사건입니다. 

우리를 하느님과 함께 영원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오신 구원 사건입니다. 

가장 약한 자로, 가장 가난한 모습으로 그렇게 무방비로 구유에 누워계신 아기 예수님이야말로 이 어둠을 비추어주실 빛이 되셨습니다. 

가장 강한 것을 가장 약한 것으로 극복하는 역설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성탄은 세상이 아무리 험해도 마침내 우리의 발길을 평화로 안내해 주실 우리의 궁극적 희망의 표징이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절대적인 미래요, 희망이신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좌절하지 않습니다. 

어떤 어둠도, 분열도, 게이트도 우리의 희망을 꺾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언젠가는 위로는 하늘을 무서워할 줄 알고, 아래로는 백성을 사랑하고 돌볼 줄 아는 지도자가 나타나리라 희망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해마다 기념하는 주님의 성탄은 그러므로 여전히 다시 오실 주님, 그리고 끝까지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께 대한 우리의 희망과 기쁨의 예표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주님의 성탄으로 선사되는 기쁨으로 이 어둠과 어려움을 이겨냅시다. 

교우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성탄의 기쁨이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2016년 성탄절에  

여러분의 주교 조규만 바실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