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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자살 유가족…60%가 "자살 생각 있다"
  • 작성일2022/08/08 01:54
  • 조회 781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 cpbc 김형준 기자 | 입력 : 2022-08-05 | 기사원문보기

                 
[앵커] 최근 정부가 자살 유족의 진술을 통해 극단적 선택의 원인을 분석한 심리부검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자살의 복합적인 원인과 함께 유족들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도 함께 드러났는데요.

유족들의 60%는 본인도 자살 생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남겨진 이들을 위한 세심한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형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10만 명당 25.7명.

여전히 OECD 국가들 가운데서 가장 높습니다.

그렇다면 그토록 많은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건복지부는 최근 7개년 동안의 자살 심리부검 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심리부검은 자살 유족의 진술을 통해 자살 원인을 추정하는 조사 방법을 말합니다.

자살 사망자 801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자살 사망의 원인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대상자들의 스트레스 사건을 분석한 결과 사망자 1명당 평균 3.1개의 사건을 동시에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족관계와 경제적 문제, 실직 등의 직업 문제 등이 가장 컸고, 10명 가운데 9명 가까이는 정신과 질환을 진단받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망자가 안타까운 행동에 나서기 전 병원 외에 가장 많이 방문했던 곳은 다름 아닌 금융기관.

경제적 문제가 많은 사망자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였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편 심리부검의 실질적인 대상이 된 자살 유족들도 극단적 선택의 위험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의 유족들은 사별 이후 심리상태의 변화를 경험했고, 우울 증상을 경험한 비율도 83%를 넘겼습니다.

심지어 응답자 10명 가운데 6명은 가족이나 친구가 떠난 후 본인도 죽음을 선택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심리부검 대상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가 자살 유족이었다는 점도 자살 위험에 노출된 유족들의 상황을 보여줍니다.

<차바우나 신부 /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장>
“자살 유가족은 영어로 말하면 자살 생존자(Suicide Survivor)라고 합니다. 이들은 일반인의 자살률의 여섯 배에서 일곱 배가 위험하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아홉 배까지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요. 때문에 이들을 잘 돌보는 것이 자살예방 활동에서는 매우 중요하고요.”

한국 천주교회는 취약한 자살 유가족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는 유족들을 위한 모임은 물론 월례미사, 1박 2일 피정 등을 통해 자조의 장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센터장 차바우나 신부는 자살자와 함께 더 이상의 희생이 없도록 남겨진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차바우나 신부 /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장>
“자살자와 그 가족들은 사회적으로 터부시 되고 그렇기 때문에 소외가 됩니다. 그런 이들이 교회에서마저 밀려난다면, 세상 어디에도 갈 곳이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또 다른 이웃을 찾는 것. 그것이 바로 교회공동체가 해야 할 일일 것입니다.”

CPBC 김형준입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